옛날 조왕신이 인간이었을 때 여산부인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고, 측간신은 노일자대라는 이름을 쓰고있었다.
주년국 남선고을에 살고 있던 여산부인과 남선비 사이에서는 일곱 아들이 있었는데 일은 하지 않으려는 남선비 때문에 여산부인은 시집올때 가져온 패물들을 전부 팔아 생긴 돈을 남편에게 주며 배를 타고 곡식 장사를 해보라고 했다.
그날로 남선비는 배를 타고 이리저리 다니다가 오동나라 오동마을이란 곳에 당도하게 되는데, 여산부인이 준 돈으로 배 한가득 곡식을 실고 새옷으로 빼 입은 돈많은 부잣집 선비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주막집 딸 노일자대가 눈독을 들이고는 온갖 술수로 꾀어 남선비가 돈을 흥청망청 다써버리게 만든다.
실고 온 곡식은 다 팔아버리고, 입고 있던 옷마져 전부 팔아 맨몸뚱이 빈털털이가 되자 노일자대는 남선비를 허름한 움막으로 내쫓아버렸다.
남편이 걱정된 여산부인은 배를 타고 겨우 남선비 있는 곳에 당도하여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되지만, 남선비는 눈이 멀어 여산부인이 차려주는 밥상을 받아 먹고 목소리르 듣고 나서야 겨우 부인이란 것을 알게 된다.
남선비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들렀던 노일자대는 여산부인이 온걸 알자 자신의 위험을 깨닫고 온갖 아양을 떨며 여산부인에게 싹싹하게 구니 부인은 어쩌지 못하고 넘어가게 되고, 노일자대는 꾀를 내어 여산부인에게 연못에 목욕가자고 데리고 가서 여산부인이 옷을 벗는 틈을 타 연못으로 밀어버린다.
그 뒤, 앞 못보는 남선비 앞에서 여산부인 흉내를 내며 남선고을로 돌아가게 된다.
여섯 아들은 노일자대가 어머니인 줄 알고 잘 속아 넘어가지만 막내아들 녹두생이만은 그녀가 가짜임을 알아본다.
노일자대는 위기를 느끼고 꾀병을 부려 막내아들의 간을 먹으면 낫는다고 남선비에게 거짓으로 고하여 남선비가 아들에게 칼을 들이대지만 막내아들 녹두생이는 자신의 간이라며 남선비에게 멧돼지 간을 주고 노일자대에게 먹이게 한다.
하지만 노일자대는 먹지 않고 몰래 숨겨두고 먹는 척만 한 뒤 다 나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것을 지켜보던 여섯아들은 그제야 노일자대가 자신의 어머니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달려든다.
노일자대는 아들들에게 쫓겨 도망가다가 결국 뒷간 문기둥에 자신의 긴 머리카락으로 목을 매고 자살한다.
일곱아들은 오동마을로 가 연못에서 어머니의 시신을 찾아내고 곽새의 도움을 받아 서천꽃밭에서 환생꽃을 받아와 여산부인을 살려낸다. 그 모습을 본 옥황상제는 모두 신으로 정해주게 된다.
여산부인은 차가운 연못에서 많이 추웠을테니 따뜻한 부엌에서 몸을 녹이라며 조왕신이라 정해주고, 남선비는 제 눈이 멀게 된건 자업자득이니 어두컴컴한 헛간이나 지키라며 잡신으로 정해준다.
일곱아들은 오방신과 뒷문신, 문왕신으로 정해주고 노일자대는 목매달아 죽은 뒷간이나 지키라며 측간신으로 정해준다.
그리고 조왕신(여산부인)이 있는 부엌에는 얼씬도 말라고 하여 측간(뒷간)은 부엌에서 눈에 띄지 않는 곳. 집에서 제일 구석 진 곳에 지어지게 되었다.
오방신과 뒷문신, 문왕신이 된 일곱아들은 오방과 문들을 지킴으로서 가정에 재앙이나 불행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신의 역할을 하고있다. 지역에 따라 설화의 내용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남쪽으로 갈수록 내용이 잔인해지는 경향이 있다.
+조왕신
선한 이미지와 현모양처의 본보기를 보이고 있는 조왕신은 불의 신으로도 모셔지고 있으며 부엌에서 부뚜막 위에 앉아 아궁이와 가마솥을 돌봐준다고 한다. 조왕신 말고도 조왕각시, 조왕할매, 아궁이신, 부엌신, 부뚜막신 등으로 불리곤 한다.
옛날에는 불이 귀하고 삶에서도 아주 중요한 곳이 부엌이므로 가신들 중에서도 중신이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옛부엌을 살펴보면 아궁이 윗쪽 벽에 조그만 흙대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는데 그곳에 조왕신의 신체인 조왕 중발(또는 조왕보시기)이 놓이게 된다.
중발은 놋쇠로 만든 자그마한 밥그릇이며 이곳에 정화수를 담아 올려놓았다. 이 점은 조왕신은 원천이 불의 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물을 다루기도 한다는 것을 알수있다.
부뚜막 쪽에는 흙대가 위치해 있으므로 조왕신이 앉게 되는 신성스런운 자리가 되는 곳이며, 부뚜막우에 앉거나 올라가는 것은 금기사항이고 부정타는 일이었다.
◀중국의 조왕신
중국에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맥락을 보이는 조왕신이 있는데 불분명하지만 중국의 조왕신은 남자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 조왕싱에 대한 대표적인 설화를 보자면
장생이라는 부자가 예쁘고 성격도 온순한 정향과 좋은 금술을 자랑하며 살고있었는데 어느날 이 둘 사이에서 아름다운 해당이라는 여자가 나타나 둘 사이를 이간질 하고 장샌을 자신에게 반하게 만들어 그의 처 정향을 내쫓게 만든다.
해당은 장생의 재산을 남김 없이 탕진해버리고 가난뱅이가 된 장생을 내쫓아 버렸다.
장생은 걸인이 되어 구걸을 하며 살게 되는데 어느 추운 겨울날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부잣집 앞에 쓰러지게 된다. 부자집 하녀가 죽을 뻔한 장생을 부엌으로 데려가는데 놀랍게도 그 집 마님은 자신의 전 부인 정향이었다.
장생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부뚜막에 숨어버린다.
정향은 걸인이 사라지게 된 걸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부뚜막이 막힌 것을 발견하고 아궁이 문을 열어보니 그 안에서 장생이 불에 타 죽어있었다.
그제서야 걸인이 장생임을 알게 된 정향은 슬픔을 못이겨 얼마 안가 죽게되는데 옥황상제가 불쌍하게 여겨 장생을 조왕신으로 만들고 정향과 늘 함께 하게 하였다. 그 후 사람들도 조왕신 장생과 그의 처 정향을 함께 모신다고 한다.
+측간신
조왕신과 반대로 인간이었을 적 온갖 악생을 일삼다가 죽어 측간신이 된 노일자대는 악취가 풍기고 더러운 환경탓인지 인간이었을 적 성격탓인지 그 성격이 괴팍하기 이를데 없다.
측간신은 인간이었을 때 자신의 긴 머리카락으로 목을 매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긴 머리카락을 소유하고 있는데 하루종일 이 머리카락을 발가락에 걸고 한올 한올 정성스럽게 센다고 한다.
그러다가 누군가 자칫 급하다고 뒷간문을 벌컥 열었다가는 측간신이 크게 놀라 세고있던 머리카락 수를 까먹어 크게 노여워하며 신벌을 내린다고 하는데, 무난한 신벌을 받으면 신발을 빠뜨리거나 다리가 빠지는 정도겠지만 심하면 주당을 맞아 급살을 당하기도 한다.
'주당을 맞다'에는 '혼례때 오면 안되는 귀신으로 인해 재앙을 맞는다'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의 주당은 측간신을 뜻하며 주당을 맞게 되면 살(煞:죽일 살)이 들어 그대로 죽게 되므로 주당맥이라는 굿을 해주어야 살릴 수가 있게 된다.
측간신은 변소각시, 뒷간신, 주당이라고도 불린다.
주당을 풀기 위해서는 주당맥이라는 굿을 해야하는데 왼쪽으로 새끼줄을 꼬아서 환자의 몸을 일곱 매로 묶고 마당의 중앙에 짚을 깔아 환자를 눕힌 후 풍물을 치면서 낫, 호미, 가래, 괭이 등 각종 연장을 들거나 연장이 없으면 놋대야, 양은 그릇등 소리 잘나는 쇠붙이들을 들고 환자 곁을 빙빙 돌며 땅을 찧으며 주문을 외운다.
"주당맥이 하자, 주당귀신 물러가라"
주당맥이는 더 포괄적으로 귀신을 노하게 하여 통티가 들거나, 고뿔(감기)이 걸렸을 때도 잘든다고 하며, 주당을 맞지 않으려면 뒷간에 들어가면서 헛기침을 세번 하여 인기척을 내어 측간신에게 들어간다고 알리고, 볼 일이 끝나면 바닥에 침을 세번 뱉음으로써 나가는 것을 알린다.
측간신은 여신이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여신이 아닌 변이 묻은 더러운 흰 소복에 머리는 산발을 하고 다니며, 자신의 모습을 잘 알고 있어서인지 종종 장난을 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측간신은 매일 뒷간에 있는게 아니라 '6'자가 들어있는 날만 머물기 때문에 6일, 16일, 26일만 조심하면 된다고 한다.
측간신에게도 조왕신처럼 신체라는 것이 있는데 측간 처마에 치마저고리 같은 긴 헝겊이나 흰 종이를 매달아 놓는다.
휴지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
측간신은 가신 중에서 서열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정초에 지신밟기를 할때 간단한 음식을 바치거나, 음력 섣달 그믐날 밤 뒷간에 등불을 밝혀주는 정도의 제만 지낸다.
출처- 무덤위의 우는 고양이 http://sadcat1019.ijak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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