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화/한국의 여신들

[스크랩] *진안할망 - 제주 전설

실나비 2012. 6. 13. 13:15

 

 

성산읍 수산리의 여신 '진(鎭: 진압할 진)안할망'

성을 쌓을 때 제물이 되어 파묻혀 죽었던 어린소녀의 영혼이었다.

 

섬나라였던 제주의 주민들은 먼 옛날부터 왜구들의 침략 때문에 고통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섬 동쪽 끝에 위치한 수산과 서쪽 끝의 차귀에 방호조를 두었으며

성을 쌓아 왜구의 출몰에 대비하였다.

 

성을 쌓을 때의 이야기다.

인근 마을 주민들이 동원되어 부역을 했으나 이 외에 따로 공출을 당해야 했다.

마을주민들은 다 공출을 내었는데 유독 한 여인만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다 내고 있으니 당신도 무엇하나 내놓아야 할 것 아니오"

 

서슬퍼런 공출관리의 엄포에 여인이 쩔쩔매고 있는데 아이들이 마구 울어댔다.

 

"집안에 남은 것은 애기들 밖에 없으니 저 애기라도 가져갑서"

 

집은 가난하였지만 아이들은 많아서 열 두엇이나 됐다.

기가 막힌 관리는 허허웃고는 그대로 돌아갔다.

축성작업은 왠일인지 진행되지 못했고 성을 쌓으면 이유없이 자꾸 무너지곤 했다.

마침 그 때 지나가던 스님이

 

"왜 주겠다는 아기를 받아다가 바지지 않으시오.

열 세살 잔나비(원숭이띠)띠의 아이를 제물로 바치고

성을 쌓으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오."

 

그때서야 얼마전의 일을 생각해낸 공출관리는 다시 그 집에 가서 아이를 달라고 하니

여인은 망설임 없이 냉큼 건내줬다.

어린 소녀를 땅에 묻고 그 위로 성을 쌓으니 과연 무너지지 않았다.

 

그래서 성은 무사히 완공됐지만 어느날부터인가 밤마다 소녀의 우는소리가 쟁쟁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마을의 한 아낙네가 제사를 지낸 후 퇴물을 조금 갖다놓으니 그때서야 울음이 그쳤다.

 

처음에는 수호신으로 모시지 않았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신앙의 대상으로 바뀌었고

영험도 좋았다. 이 신은 마을의 송사(訟事: 송사할 송, 일 사)를 담당했다.

이기는 송사를 지게하고, 지는 송사도 이기게 하는 신이었다.

벼슬길에 오르려는 자나 시험을 치르려는 자의 앞길을 도와주는 신이 됐다.

 

이 성은 수산진(水山鎭 : 물 수, 뫼 산, 진압할 진) 이 됐는데 사람들은

이 신이 사는 곳이 진(鎭)안에 있다하여 '진안할망'이라고 불렀다.

이 마을에는 아직도 이때 쌓았던 성벽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당시 쌓았던 성은 지금 수산초등학교의 담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북쪽 벽 아래에는 지금도 '진안할망' 이 사는 이 있다.

출처 : *고자질하는 심장*
글쓴이 : 노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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