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이 많은 돈을 주고 산 점괘 덕분에 거듭되는 위기를 면하고 행운을 얻는다는 내용의 설화. 신이담(神異譚) 중 예언담(豫言譚)에 속한다.
‘세 가지 점괘’·‘삼인위덕(三忍爲德)’ 등으로도 불린다. 이제신(李濟臣)이 저술한 ≪후청쇄어 禹鯖磨語≫ 또는 ≪청강쇄어 淸江磨語≫에 실린 이야기는 4세기 초의 중국 문헌인 ≪수신기 搜神記≫에 있는 것과 일치하고 있다.
또한, 저자를 알 수 없으나 조선 후기 문헌으로 추정되는 ≪교수잡사 攪睡聘史≫에 ‘신복기험(神卜奇驗)’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전국에 걸쳐 널리 구전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 가난한 사람이 돈을 벌려고 길을 떠났다가 도중에서 만난 점쟁이에게 천 냥을 주고 세 가지 점괘를 샀다. 그 결과 첫번째 점괘대로 바위 밑에 타고 가던 배를 대지 않았더니 배가 바위에 깔려 전복되는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밉거든 곱다고 하라’는 두 번째 점괘대로 이무기를 용이라 하니, 이무기는 용이 되어 승천하고 이무기가 살던 넓은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가 반기자 ‘반기거든 기어라’ 하는 점괘대로 기었더니, 마루 밑에서 칼을 품고 있는 간부(姦夫)를 발견하여 처치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세계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이 유형의 설화는, 예언을 유훈(遺訓)에 의하여 얻거나 혹은 구입(購入)에 의하여 얻는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우리 나라 자료들은 후자에 속한다. 다른 나라 설화들은 예언의 가짓수가 다양한 데 비하여 우리 나라의 것은 대개 세 가지여서 설화의 원형적인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우리 나라 자료에서는 첫 번째 예언으로 국제적인 모티프인 ‘위험한 샛길’보다는 ‘배의 전복’ 모티프가 많이 나타나는데, 일본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두번째 예언은 서구의 것과는 다른 고유한 모티프로 보인다. 세 번째 예언에 ‘부정한 아내’ 모티프가 나타나는 것은 공통되나, 외국의 경우에는 아내의 부정이 남편의 오해에 기인한 것이나, 우리 나라 것은 부정이 사실로 밝혀진다.
각 편에 따라, 예언의 내용과 그 실현 양상이 다양하게 구현된다. 지름길 대신 큰길로 가서 호랑이의 화를 피하였다거나, 머리에 묻은 기름을 씻지 않아 간부에게 죽음을 당하지 않았다거나, 또는 점괘를 풀어 여자를 죽인 진범을 잡아 누명에서 벗어났다는 등의 내용이 그 대표적이다.
화가 나도 세번 참으라는 가르침 때문에 아내 옆에서 자는 처제를 간부로 오인하여 죽일 뻔한 순간을 넘겼다는 변이형도 흔히 나타난다. 고전소설 〈정수경전〉은 이 설화를 소설화한 작품이다.
≪참고문헌≫禹鯖磨語, 攪睡聘史, 搜神記,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The Folktale(Thompson,S., New York, 1946), ‘千兩짜리豫言’說話(AT 910B)小考(曺喜雄, 李崇寧先生古稀紀念國語國文學論叢,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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