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화/굿것들

[스크랩] 한국의 신(1)

실나비 2012. 6. 13. 14:33

                     한국의 신과 신령들

 

신앙이 아닌 문학과 예술의 소재와 배경이 되는 환상세계의 관점에서 한국의 신령들의 발생을 보면 죽어서 된 귀신이 반, 나머지 반은 정령이다.

자연이나 천계(天界)나 저승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정령적 신령은 죽은 귀신보다 대개 그 서열이 높다. 산신이나 수신, 지신 등이 그 예인데 이 산신이나 수신도 죽은 귀신의 영혼이 차지할 수 있다. 죽은 귀신이라 해도 영험함을 보이면 신령으로 격상되고 천신이 가택신보다 서열이 낮을 수도 있다. 인간에게 멀리 떨어져 있고 그 영험함을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사는 곳이 하늘이고 잘난 신령이라도 대우를 못 받는다. 따라서 우리의 신과 신령들은 대부분 귀신을 쫓는 벽사신이나 수호신적 성격을 지닌다.

한국의 신과 신령들은 유불선이 토속의 샤머니즘과 결합된 것으로 오랜 세월동안 융합되는 과정을 필요로 했다. 다음에 소개되는 신과 신령들의 항목들 선사 이래로 조선 말기까지 주로 샤머니즘으로 다뤄질 수 있는 고대 신들과 무속과 민간신앙 그리고 이와 적절히 융합된 도교와 불가의 신들을 위주로 다룬 것이다. 신령들의 분류는 크게 각 군집별인 천신·가택신·산신·수신·지신·명부(저승) 등으로 크게 나누고 사람들의 신앙을 받는 정도·살고 있는 영역·관장하는 영역 등을 요약으로 가미하였다.

 

가택신들 [ 家宅神·Housekeeper Spirits ] ― 가신·집신

집과 집터 그리고 집안 사람을 지키는 신들. 사람들과 가장 친숙한 신들로서 방이나 부엌 뒷간 등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대부분 실체가 없는 정령들이라 박 바가지나 정화수·천·종이·곡식·돌멩이 등으로 신체(神體)를 만들어 모신다. 칠성신과 제석신은 불가 등에서 초빙된 신이며 크게는 삼신 할머니 등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들도 집 지키는 수호신에 속한다. 집 지키는 신들의 회원명부는 다음과 같다.

집 짓는데 터가 필요하니 터주신, 터 다음에는 건물이 필요한데 건물의 성조신, 사람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게 먹는 것과 불이라 부엌의 조왕신, 먹으면 제 때 싸야 하니 되니 뒷간신, 물이 없으니 살 수 없으니 우물신, 밥만 먹고 살 수 없어 여타 소원을 빌어야 되니 칠성신, 오래 편히 살아야 되니 제석신이 있다. 살림이 커져 장독대나 뒷마당이 있으면 철륭신, 뒷간의 뱀이나 우물가 두꺼비의 모습으로 재운을 몰고 오는 업신,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근본인 조상 덕이라 조상신(혹은 제석신), 악귀와 액을 막는 대문신도 있다.

 

강님도령 [ Mr. Kang Lim ] ― 강림·강임

저승의 조직에 속한 명부(冥府)신이며 개성(個性)신. 염라대왕의 전령으로서 저승사자의 우두머리다. 강님은 원래 이승사람으로 원님의 전령인 나장이라는 직함의 젊고 총명한 행정가였다. 마을에서 발생한 기괴한 사건을 해결하고자 원님이 청탁을 해오자, 그는 염라대왕을 소환하는 전무후무한 능력을 보인다. 염라대왕이 잘 협조해 준 덕분에 사건은 해결된다. 염라대왕은 자기를 소환한 강림을 당시 괘씸히 여기던지 아니면 그 배짱과 신통한 능력을 높이 여겼으리라. 염라대왕은 강님을 저승으로 전격 스카웃 해버린다. 결혼도 못하고 이승을 떠나 죽은 귀신이므로 '도령'이라 불린다. 염라대왕은 특별히 강님도령을 총애하여 전갈을 전하고 여러 중요한 심부름을 시킨다. 도령신이나 다른 저승사자들 중에서 강님도령은 단연 으뜸이다.

 

걸립신 [ 乞粒神·Gullip ] ― 계면신

잡곡 따위를 구걸하는 신. 각설이나 시주승 따위의 잡신(雜神) 패거리로서 무당신이며 잡귀잡신이다. 하릴없이 밥 따위를 얻어먹는 천한 행위가 아니라 모금이나 시주에 가까운 행위라 춤과 노래를 불러주고, 곡식을 얻으면 그 대가로 복을 내린다. 무당이 되는 과정에 일조를 하니 소홀히 대접받지는 않는다. 걸립들은 외톨이들이 아니라 다른 잡귀잡신들처럼 주요 신과 신령들이나 힘센 귀신들의 세력에 저마다 속해 있다. 걸립이 속한 조직은 24개로 알려져 있으며 이 조직들은 전체 영계에서 중간 서열에 속하고 일부는 터주신이나 성주신으로 사람들의 생활과 아주 밀접하게 관계된 부류다. 이러한 후광효과가 걸립신들이 신령으로서 그나마 어깨에 힘주고 뒷전에서나마 제사상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굴왕신 [ Gul Wang ]

지신(地神)과 잡귀잡신에 속하며 무덤 혹은 낡은 집이나 동굴을 지키는 귀신 혹은 신령.

굴왕신은 일종의 터주신이다. 그런데 사람 사는 터가 아니라 죽은 자나 아무도 없는 터를 지킨다. 다른 신령이나 귀신과도 어울리지 않는 걸 봐서 고독을 즐기는 것 같다. 이 굴왕신은 땅속에 있어서 그런지 찌들고 추저분하며 더럽다. 오죽하면 '굴왕신같다'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무덤뿐만 아니라 또, 땅에 묻히지 않고 낡은 골방이나 동굴 같은 거처에서 죽어버린 자의 터를 지키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신령이라도 사는 데가 이러니 그 꼬락서니가 좋을 리가 없다. 굴왕신은 사람에게 괜한 해코지는 결코 안 한다. 무덤이 있는 자리에 사람이 집을 지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훼방을 놓는다. 무덤 터에 일부러 집 지으려는 사람은 없으므로 굴왕신이 사실을 알려주고 경고를 해준다는 좋은 의미로 해석함이 좋겠다.

 

넋대신 [ Nuek DaeSin ]

죽은 사람의 유언을 사람들에게 전해준다. 명부(冥府) 넋대신 무리의 대표적인 신령이다 ― 넋대신 무리에 속한 것은 강님도령·일직사자·월직사자 등 저승의 사자들이다.

넋대신은 죽은 자의 혼령으로 무당의 몸에 깃들인다. 따라서 일단 죽은 자의 혼령이면 어떤 혼령의 말도 대신하여 줄 수 있다. 무당의 입을 통해 죽은 자의 유언을 말한 후에는 적당히 얻어먹고 모습을 감춘다. 죽은 자를 완전히 대신할 뿐 쓸데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 그 모습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저승에 소속을 둔 이들은 자기 책무에만 충실할 뿐 다른 신령이나 귀신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수명이 적힌 명부에 따라 수많은 혼백을 거둬가야 하는 저승의 사자와 마찬가지로 영적인 부음을 전하는 넋대신도 일처리에 있어서 냉철하고 완벽해야만 한다.

 

다자구 할매 [ Grandma Dajagu ]

설화로 유명한 죽령산 여신령. 죽령산신은 지팡이를 짚은 꼬부랑 할머니로 나타나 푼수처럼 야단을 떤다. 옛날 죽령고개에 나타난 흉악한 산적 패거리 땜에 원님이 골치가 아팠다. 그 원님이 할머니가 나타나 자기가 산적들을 재워놓을 테니 그 틈에 모두 때려잡으라는 것이다. 할머니가 산적 패거리 소굴로 갔다. 산적들이 할머니 여기 왜 왔수라고 묻자 할머니는 잃어버린 아들 찾으러 왔다고 하자 산적들이 별 의심 안하고 놀고 처먹더니 밤이 되어 자빠져 잠이 들었다. 그때 할머니가 다자구야! 하고 외쳐대니 기회를 엿보며 숨어있던 원님의 특공대가 산적들을 소탕해버렸다. 그래서 다자구 할머니라 불린다. 사실은 죽령산 여신령이가 산적놈들 때문에 사람들이 산에 올라 기도를 못 올리자 대신 나선 것이다. 이처럼 다자구 할매는 지혜롭고 해악이 넘치는 여신이다.

☞ 신령에게 할머니나 할아버지라 할 때는 그 외모가 늙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기원이 조상뻘로 오래되거나 높은 영험함에 대한 존칭의 뜻으로 부르는 것이다. 하나의 여신령 혹은 귀신에 할머니와 각시라는 말이 혼용되어 쓰는 경우도 있는데 할머니라 부를 만큼 오래되고 영험함을 갖추었으면서도 아직 미혼의 젊은 여신령이기 때문이다.

 

대신 [ 大神·Daeshin ]

점을 관장하는 귀신 혹은 신령들에 대한 통칭 ― 반면, '대감'은 복을 내려주는 신령에 대해 붙인다.

명두대신·작두대신·천하대신·지하대신·별상대신·선녀대신 등 신통력을 내려준다면 어느 신령이든 그 이름 뒤에 붙여 붙을 수 있다. 무당들은 보통 점을 볼 수 있으므로 대신을 하나씩은 모시는 셈이다. 무당들이 주로 모시는 열두 신령들 외에도 만신이라 하여 귀신들은 무수히 많지만 무당들이 점을 볼 수 있게 하는 신통력을 내려주는 신령은 오직 하나다. 그래서 극히 높이 칭하여 '큰신'이라는 뜻으로 붙이는 것이다. 이들 대신과 접신하면 무당은 몸만 그대로일 뿐 영은 그 신령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일단 접신이 되면 이 무당들을 또한 대신이라고 부른다. 명두대신을 모시는 무당은 애처럼 행동하게 된다. 박수무당(:남자무당)이 선녀대신을 모시면 여자처럼 꾸미고 어투와 행동거지도 여자처럼 된다.

 

뒷간신 [ Toilet God ] ― 변소각시·측간신·측부인

변소를 지키는 여신이라 해서 무시하면 안된다. 사람이 의사에 관계없이 해야 하는 일 중에 중요한 일이 배설이라, 뒷간신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이 냄새나는 여신은 성깔이 있어서 종종 히스테릭하고 심술궂다.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놀래키는 변소간 귀신이 이 여신의 장난질일 가능성이 크다. 뒷간은 (옛날에는) 집하고는 될 수 있으면 멀리 떨어진 후미진 곳에 지어놓아 그 기운이 무척 음(陰)하다. 썩은 처마에 뱀도 많이 들고 항상 눅눅하고 칙칙해서 뒷간신의 성격이 이 모양인가 보다. 집을 지키는 신인 경우 대개 그 신령을 상징하는 성체(聖體)를 만들어 놓는데 이 뒷간 여신의 상징은 뒷간 처마에 매달아 놓은 헝겊이나 흰 종이다. 아마 치마저고리쯤 되는지 싶다. 이걸 궁한 김에 뒤 닦는 휴지로 사용해 쓴다면 큰 화를 얻을 수 있다. 또, 똥통에 신발이 빠지거나 방금까지 있던 휴지가 별안간 없어진다거나 심하게는 치질에 걸리는 불행을 겪지 않으려면 뒷간신을 잘 섬겨야 한다.

 

마고 [ 麻姑·Mago ] ― 성모천왕(聖母天王)·천왕신령·천왕할미 등

지리산 산신령 중 천왕봉 신령으로서 무당들의 대모산신(代母山神)으로 추앙된다.

마고는 늙은 노파의 모습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하늘에 살던 선녀로서 당시 모습은 키도 크고 체격도 우람하고 살도 희었던 여장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 중국신선전(神仙傳)의 마고파양(麻姑搔痒)이라는 고사성어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선녀 마고의 손톱이 갈고리처럼 매우 길다. 거인 족이며 세상의 창조에 관여했다는 등의 설도 있다.

지리산 천왕봉에 강림한 '우리'의 마고 여신은 인간과 다른 영적 세계를 이어줄 자를 만들기 위해 내려온 것이며, 도력이 높은 법사와 부부가 되어 살면서 여덟 자매를 낳아 무당수업을 시킨다. 바로 하늘의 술수를 딸에게 전수하는 작업이었다. 그 딸들은 팔도 각지 무당들의 원조가 된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마고에 대한 신앙은 광적이었다. 무당뿐만 아니라 청춘남녀들도 많이 천왕봉에 올라와 기도를 하는데 워낙 지대가 높아 춥고 비바람까지 심해서 서로 부둥켜안는 일이 잦았다. 혈기 왕성한 남녀들이 살이 닿고 보니 보기 민망한 꼴이 많이 벌어졌다 하니 사랑의 여신이기도 할 것이다.

 

말명 [ Malmyung ] ― 만명(萬明)

신라 명장 김유신의 어머니 '만명(萬明)'을 무당의 시조를 삼아 일컫는 말. 김유신 모친의 이름인 '만명'에서 세월이 흘러 '말명'으로 변한 것으로 본다. 한편에서는 말명을 하릴없이 떠도는 잡귀 혹은 하인이나 종이 되어 죽은 귀라 일컫기도 한다. 전자에 따르면, 생애에서 특별했던 김유신의 능력은 그를 키워낸 어머니의 자질을 물려받은 것으로도 보인다. 만명부인은 무당들에게 신령으로 모셔지기에 충분한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선택한 열정적인 인물이었다. 사랑을 선택하려다가 궁에 갇혔는데 난데없이 날벼락이 문을 때려부수어 탈출하는 것 등 예사롭지 않은 일화가 전해진다. 반면 후자의 설에 따르면 신령이 아니라 별 볼일 없는 잡귀잡신의 일종이라 본다. 일생을 박복하게 남의 시중들고 잡일하며 살았으니 원귀에도 가깝다.

 

명두와 태두 [ Myung Du & Tae Du ] ― 동자귀신

명두 혹은 명도(明圖 : 무당의 청동거울)는 남자아이가 죽은 귀신이며, 태두는 마마에 앓아 죽은 여자아이 귀신이다. 나이 또래는 걸음마 하는 아이가 막 말을 뗄 때 정도다. 무당들이 대신으로 많이 모시는 것이 바로 이 명두와 태두이다. 이들은 엄밀히 따져 신령이기보다는 귀신이다. 그런데 해코지하는 원귀는 아니다. 미처 세상의 때가 묻기 전에 죽은 귀신이라 순수하고 해맑다. 그 때문인지 점보는 무당들이 선호하는 신령 중 인기제일이 이 귀여운 아기 신령들이다. 굳이 흠을 꼽자면 철이 없다는 것이다. 말을 하더라도 문맥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응 혹은 아니라고만 하든지 더러는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기도 한다. 따라서 동자신을 통해 점보는 사람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비위를 맞춰주지 않으면 곧잘 토라지거나 울거나 삐쳐서 가버리기도 한다. 무당이 아닌 보통 사람에게는 까르르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나 아기 우는소리 등으로 존재를 알린다.

 

바리데기 [ Barideagi ] ― 바리공주·지노귀새남

저승을 통틀어 관장하고 죽은 자의 저승길을 보살피는 여신. 바리데기는 본디 인간이었다. 아들을 간절히 원하던 부모가 일곱째 딸로 그녀를 낳고 실망 끝에 버리고 만다 ― '바리데기'는 '버리다'는 뜻이다. 세월이 흘러 죽을병 든 왕 부부가 일곱째 딸을 찾았다. 찾아서는 미안하다 사죄하지는 못할 망정 자기들 살릴 치료약을 찾으라고 서역의 저승으로 보내기 위함이다. 바리데기는 남자로 꾸미고 여행을 시작한다. 온갖 모험 끝에 치료약을 가지고 있는 무장신선에게 도착하는데 여자인 것이 그만 들통난다. 별 수 없이 부부의 연을 맺고 9년이나 바리데기가 아닌 부엌데기로 일하며 아들을 일곱이나 생산하게 된다. 바리는 부모 생각에 이제 헤어질 것을 결심하고 여태까지의 위자료로 약려수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마침내 약려수를 얻어다가 이미 숨이 끊긴 부모를 부활시킨다. 왕은 바리의 소원을 들어주어 만신(萬神)의 주인으로 명한다. 바리데기는 이후 저승의 여신이자 무당의 조상이 되고 서역 저승여행에서 사용했던 바리데기의 각종 도구들은 무당들의 제구로 사용된다.

 

부근신 [ 附根神·Shaman of Penis ]

남성의 성기로 상징되는 신령들의 총칭 ― 일부에서는 '부군신(府君神 : 관청에서 모시는 신)'과 혼동되거나 아예 동일한 의미로도 쓰인다.

아기를 점지하는 삼신 할머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근신을 섬기는 것은 남자 쪽에 아기 못 갖는 이유가 있을 경우다. 흔히 '좆바위'라 하는 것도 이 부근신에 속한다. 나무로 깎아만든 거대한 남성성기와 짚다발로 만든 것도 이 부근신령의 다른 형태이다. 애를 가지기를 간절히 원하는 부녀자들은 좆바위의 돌가루를 갈아먹거나 남성 성기와 닮은 부근신의 성체(聖體)에 기원한다. 부근신의 실체는 다른 신령들일 가능성이 크다. 여성이 씨를 받았으나 양기가 아기를 잉태하는데 부족할 때, 남편이 못 준 부족한 양기를 부근신으로부터 얻는다. 양기를 주는 신령은 산신령일 수도 혹은 도당목(都堂木)일 수도 있다. 귀신도 아닌 높은 격을 지닌 신령이 인간 여성에게 양기를 준다는 게 그쪽 세계에서는 눈치가 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정체를 숨긴 채 좆바위 같은 것에 잠시 들렀다 은혜를 베풀고 가는지도 모른다.

 

산신령 [ 山神靈·Mountain God ]

산 혹은 그 산의 영역에 속한 물·나무·마을 등의 모든 터와 자연물을 관장하는 신령 으로서 하늘의 신들(天神)과 버금간다.

산신령은 하늘에서 내려오거나, 산의 정령으로 자연발생한 경우, 인간이나 동물이 신령으로 화한 경우로 나뉜다. 하늘이나 산의 영기에 기원을 둔 산신령은 거의 여성신이며 우리가 짐작하는 것과 달리 산신령의 대부분을 이룬다. 기껏해야 사람이 신령으로 되는 경우에 한해서 남성신이다. 사람이 산신령이 되는 경우도 여러 가지다. 산신령의 남편으로서 소위 잘난 부인 덕에 신령이 되거나, 도를 닦아 경지를 올라선 사람이 산신령이 되거나, 높은 공덕을 지닌 장군들의 혼도 산신령이 된다. 오래 산 호랑이가 산신령으로 자처하기도 하지만 보통 산신령의 애완동물이 된다. 산신령은 종종 호랑이로 둔갑하여 나타나는데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

산맥이 그 나라의 국토를 좌우할 정도이면 산신령을 모시는 일은 국가적으로 발전되고, 작게는 하나의 봉우리나 고개 혹은 마을 뒷산의 산신도 있다. 신에게 각 사당을 지을 여력이 되지 않을 경우 다른 신령들과 함께 모시는 집을 마련한다. 많은 신령들이 모셔진 건물에서도 산신령이 곧잘 그 신당의 주인으로 추대된다.

 

삼신 할머니 [ 三神·Grandma Samshin ] ― 삼성(三聖)신·산신(産神) 등

아기의 점지·출산·양육을 돌보는 세 명의 신.

사람에게 나타날 때는 항상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삼신은 생명의 탄생을 다루므로 자애롭고 잘 노하지 않으며 신중하다. 또한 아기의 성별이나 선천적인 재능이나 외모까지 좌우할 수 있다. 아기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세 신이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음양이 잘 조화되어 어머니의 뱃속에서 생명을 시작하며 생명으로서 외형을 갖추도록 하고 출산으로서 세상에 나와 생명을 보이고 육아과정에서 환경에 적응하는 생명의 진정한 '완성(:3은 완성의 수)'을 이루게 한다. 따라서 아기가 돌이 지날 정도면 아기가 진정한 생명체로 완성되었다 하여 삼신들은 임무를 끝내고 떠나간다. 집안에 모실 때는 '삼신바가지'라고 하여 큰 박 바가지에다가 쌀이나 조 등을 넣고 한지와 금줄 등, 출산 전후에는 마른 미역을 얹어 간편하게 제를 올린다.

☞ 삼신의 같은 소리 다른 뜻으로 '①三身', '②三辰'이 있다. '①'은 부처의 세 가지 화신(化身)으로 영혼처럼 보이지 않는 비로자나불(法神)·고행과 수도로 정제된 아미타불(報身)·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석가모니불(應身)인데 부처의 수많은 화신들을 분류하기 쓰인 말이다. '②'는 민간신앙에서 많이 쓰이는 해와 달·별을 나타낸다. 한편, '삼성(三聖)'은 제주도의 삼성신화에 등장하는 혹은 환인과 환웅 그리고 단군을 삼성신 혹은 삼신(三神), 또는 산신 칠성신 독성을 삼성신이라고 하는 등 '삼신'과 마찬가지로 '3'이라는 조건만 갖춰지면 어떤 신을 가리키든 두루 쓰여 혼동하기 쉽다. 참고로, 계연수의《한단고기(桓檀古記)〉中 '태백일사' 편에는 서로 유사하나 다양한 삼신의 가설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 배고픈소설cafe에서

출처 : 나무과자
글쓴이 : 순돌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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