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화/굿것들

[스크랩] *한국의 귀(鬼) 2

실나비 2012. 6. 13. 12:18

+나티

불곰을 나티라고 부른다.

불곰은 "Fire Bear"가 아니라 털이 검붉은 곰을 말한다. 짐승 모양의 귀신(鬼神)도 나티라고 부르는데 불곰을 나티라고 하므로 그 모습은 곰과 닮았을 것이다.

 

+객귀(客鬼) · 객사귀(客死鬼)

집이 아닌 밖에서 떠돌다가 죽은 자가 원귀가 된 것. 우리 조상들은 멀리 밖에서 죽은 시체는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집안으로 들여놓지 않았다.

간소하더라도 그 죽은 자리에서 원혼을 달래주는 의식을 치른 뒤라야 비로소 들여놓는다.

 

바로 객귀가 붙기를 염려하기 때문이다.

객귀들은 일단 아무한테나 붙으려 하는 빙의(憑依)의 습성을 보이는 대표적인 귀신이다.

객귀는 서열이 낮기 때문에 객귀에 붙은 자가 집에 들어올 때 고수레를 하면 대부분 떨어진다.

 

그렇다면, 빙의나 해코지를 퇴치하는 고수레는 어떻게 하는가? 밥 그리고 맵거나 짜지 않은 담백한 찬 등을 박 바가지 혹은 흰 종이에 담아 한쪽에 놓아두거나, 멀리 던지며 '고수레!' 하고 외친다. 고수레라는 것은 내가 이렇게 밥을 줄 테니 잡귀들은 어서 빨리 오라는 신호다. 이렇게 고수레로 객귀들을 달래어 내보내는 것이다. 고수레의 설에 대해서는 원래 '고시례'로서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에 의해 농업을 관장한 '고시'에 대한 제사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걸귀(乞鬼) · 걸신(乞神) / 아사귀(餓死鬼)

걸신은 걸귀를 높이 불러 그리 된 것인데, 신통함이 단지 밥맛 없어 마른 자에게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것 뿐인지라 신령의 축에도 가장 말단이라 그냥 걸귀라 하는 편이 낫다.

빌어먹다 죽은 자로서 과도한 식탐이 특징이다. 가장 완벽한 이력을 지닌 걸귀는 평생을 거지처럼 빌어먹다가 굶어죽은 귀신이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보릿고개라는 게 있어 양민이라도 굶어죽은 사람들도 많았으니 그런 사람들도 이 불쌍하고 배고픈 조직의 일원이 된다.

 

걸귀는 이승의 못된 짓으로 저주받아 된 '아귀(餓鬼:아귀 참조)'와는 이렇게 이력도 다르고 증상도 비교적 가볍다.

걸귀는 굳이 퇴치할 필요는 없다. 평소의 식생활 습관을 바르게 가지고 심신을 안정시키면 걸귀에 들리지 않는다.

걸귀에 들리 - '걸신 들리다' - 면 일단 심한 허기가 찾아오고 끈임없이 이어지는 비정상적인 식탐으로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한다. 걸귀는 사람의 '밥통(:위장)'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며 숙주인 사람의 식탐을 자극한다.

 

먹는 모습이 복스럽기는커녕 추잡하고 게걸스러운 것이 특징.

걸귀는 식욕없고 밥투정하는 자에게 붙으면 이로울 수도 있다. 숙주인 사람이 배터져 죽지 않을 정도로 배가 부르다 싶으면 한이 풀려 그 사람 몸에서 떠난다. 반면 아귀는 한이 아니라 생전에 지은 탐욕에 의한 벌을 받는 것이므로 결코 배가 채워지는 법이 없으며 그 생겨먹은 모양도 빈사직전이다.

 

즉, 아귀는 탐욕으로 벌을 받아 그리 된 것인 반면, 걸귀는 얻어 먹지 못해 죽은 것이 한이 된 '원귀(怨鬼)'이다.

비교적 해악이 높은 귀신인 원귀의 집단에 끼지만 해가 가장 덜하다 하겠다.

 

+지귀화신(志鬼火神)

지귀화신은 다른 귀신들과 매우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그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개성신(個性神)이다. 그는 옛날 신라시대 지귀라는 이름을 지닌 청년이었다.

그는 선덕여왕을 사모하며 행차 때마다 따라다녔다. 당시 선덕여왕은 뛰어난 미모와 지성을 갖춘 만민의 '스타'였다.

지귀는 선덕여왕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셈인데 선덕여왕은 마음씨가 너그러워 그가 따르는 것을 허락했다.

선덕여왕이 절에서 기도하고 있을 때 그는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는데 선덕여왕이 이것을 보고 측은히 여겨 그의 가슴에 팔찌를 두었다. 깨어난 지귀는 그 팔찌를 쥐며 너무 좋아 춤을 추다가 그만 가슴속 타오르는 사랑의 열정을 이기지 못해 불귀신이 되어 세상을 떠돌았다.

이에 여왕은 주문이 담긴 부적을 만들어 지귀화신을 막아 백성들을 안심하게 했다고 한다.

 

주문내용 : 지귀의 마음에 불이 붙어(志鬼心中火), 몸을 태워 불귀신이 되었다(燒身變火神). 푸른 바다 밖으로 멀리 흘러갔으니(流移滄海外) 보지 말고 친하지도 말라(不見不相親).

 

+지박령(地縛靈) / 터귀신

지박령은 일정한 구역 안에서만 활동하는 귀신을 통칭한다.

어느 문화권에도 이 지박령이 있는데, 작게는 개인의 급작스러운 사고사가 일어난 장소에서부터 대량의 참사가 일어난 지역, 혹은 사고가 비정상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도 지박령이 있다.

이 지박령들은 그 해악이 높은 원귀로서 물귀신도 지박령의 일종이다. 지박령이 된 원귀들은 해코지의 방식으로 자기들의 영역에서 그러한 죽음과 사고가 자꾸 반복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해코지는 특정장소의 지박령을 자꾸 양산시키고 사고나 죽음이 반복되는 끔찍한 악순환을 일으킨다.

지박령의 세가 커지면 그 장소는 현실 속의 지옥이나 다름없는 악귀들의 아지트가 된다.

실제로 사태가 이렇게 확산되지 않는다. 폐가나 귀신 나오는 집, 사고다발지역 등에는 자연히 사람의 발길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역에서는 반드시 그 죽은 넋들을 위로하며 그 장소의 부정을 없애는 의식을 치러야 한다.

 

+가신 / 집귀신

집귀신을 택귀라고도 하는데, 가귀라는 말은 없다.

왜냐하면 택귀는 집에 사는 사람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저주도 불행을 초래하지만, 가귀가 아닌 가신은 집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매우 호의적이어서 그 사람들의 행복, 행운 ,축복 등등에 관여하게 된다.

가신이나 집귀신이나 집이 해체되면 그곳을 떠난다. 더러 가신이나 집귀신은 함께 살았던 사람들에게 정을 붙여서 이사를 갈 때 따라 가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이사를 가기 전에 반드시 가신만 모시고 가겠다는 제를 드려야하고, 집귀신을 거부하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것이 좋다.

 

집귀는 건물의 주인이 아니면서 주인행사를 하는 것이고, 가신은 다른 의미의 집주인인 셈이다. 집귀신은 주로 외부의 영혼이거나 더러 친구나 동료의 원혼일 때도 있으며, 가신은 주로 조상이거나 가까운 가족, 친지일 때도 있다.

달관자는 터귀신과 집귀신을 거기 서린 기운들만으로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으나 보통 사람들은 이를 모르고 살아갈 수 있으므로 알면서도 언급치 않는 것이 상식이다.

터귀나 집귀에 의하여 꿈을 꾸는 일도 많으며, 암귀(暗鬼)나 몽귀에 의하여 꿈이 조장되면 악몽이 될 수도 있다.

 

+정욕귀(情慾鬼) / 색마(色魔)

남녀간 자유로운 교제가 가능하고 독신이 많아진 작금에는 몽달귀나 손각시가 크게 위세를 떨치지는 못할 것이나 도리어 정욕귀가 판을 핀다.

정욕귀는 과도한 정사로 정력이 딸려 복상사(腹上死)한 귀신이거나 남녀의 교합에 한이 맺혀 죽은 귀신이다.

전자는 지나친 색욕으로 죽은 귀신이고, 후자는 마음껏 정욕을 채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죽은 귀신이다.

꿈에 나타나는 정욕귀는 몽마(夢魔)라기도 하는데 성에 눈뜨는 소년소녀들의 정기를 흡수한다.

정욕귀는 크게 사람을 해치지는 않지만 도를 닦거나 수련을 하는 자들을 훼방하거나 선비나 유부녀를 타락시킬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근친상간 등의 금기를 깨뜨리는 등 인간사회를 풍기문란케 하여 그 해악이 적지 않다.

예방이 최선으로서 평소 심신을 바르게 하고 정욕귀로 부정탄 그림이나 기물과 장소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영산

잡귀잡신계 - '잡귀잡신'은 귀신계급이 아닌, 집합적 개념의 가장 하위 신령급을 나타내기도 한다 - 의 특정계급을 나타내는 원귀. 그 해악이 가장 크다고 알려진 원귀들. 이들은 크게 피 흘리거나 고통스럽게 비명횡사하여 죽은 원귀들의 집합체이다. 어떤 연유로 사지가 잘려 죽거나 독을 마시고 괴롭게 죽거나 전쟁터에서 무참히 죽으면 이 영산파의 일원이 된다.

아기 낳다가 죽은 여자귀신 '하탈'도 이 무리에 속한다.

이들은 그 계급은 비록 낮으나 일단 무리 지어 움직일 때면 그 해악이 어떤 귀신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열상으로는 떠돌이 귀신으로서의 말명이나 수비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결국 인간들끼리의 잘못으로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을 당한 원귀들이므로 동정심을 살만한 귀신들이라 하겠다.

그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나 굿을 올려 그들을 저승으로 귀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퇴마의 방법이다.

 

+수비(隨配)

주신(主神)에 따라다니는 잡귀잡신류(雜鬼雜神類).

‘수부’라고도 하며 한자어로 ‘수배(隨陪)’라고 표기되기도 한다. 서울·경기지역의 옛 재수굿에서는 굿의 본거리를 모두 놀고 난 다음, 뒷전거리에서 다른 여러 잡귀잡신과 함께 수비를 반드시 쳐들고 놀렸다.

수비는 귀신에게 붙여진 계급과도 같다. 가장 말단 귀신을 지칭하는 이름인 이들이 저지르는 해악도 미미하다.

사람들에게 신령으로 우대 받는 신령 혹은 그 해악이 매우 큰 귀신을 추종하여 패거리를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상급신령 혹은 귀신들의 잔신부름을 하거나 그를 호위하거나 대신 행패를 부려 경고조의 해코지를 하는 것들이 수비들이 하는 일이다. 이런 '조직'을 세우거나 그렇지 못하든 간에 이들은 떼지어 다니는 것이 특성이다.

 

속된 말로는 쪽수로 승부하는 귀신이다. 많은 패거리들이 모였을 때는 함부로 사람이 무시하면 큰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 수비들은 귀신사회에 있어서 일종의 건달 혹은 저급한 한량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隨配(수배)'라는 한자표기는 순 우리말을 무리하게 한자로 나타내어 된 이름이며 원래는 수비라 한다.

귀신이나 신령의 이름의 경우 이러한 사례들이 많으며 오기(誤記)는 아니다.

 

+상사귀(相思鬼)

짝사랑이 지나쳐 병이 되어 죽은 사람의 원귀.

생전에 사랑했던 자에게 한 고백을 거부당했거나 감히 접근조차 못했던 소심한 자들이다.

이 상사병 걸려 죽은 원귀가 해코지하는 대상은 오직 한 명. 자기가 사랑했던 자다. 생전의 집착의 정도가 워낙 컸던 만큼 죽어서도 집요하게 상대의 곁에 머물러 관심을 끌기 위해 괴롭힌다.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자에게 접근해오는 자나 사랑하는 자가 관심을 가지는 자를 질투해 해치기도 한다. 사랑이 아니라 한으로 똘똘 뭉친 집착이고 광기들린 귀신이니 그 해악이 커서 한 사람의 평생을 망쳐놓을 수도 있다.

 

+상문귀(喪門鬼)

잡귀잡신계로서 상중(喪中)에 몰려드는 악귀들에 대한 통칭. 서열이 낮아 거지귀신들로 취급받기도 하다.

흔히 상문살을 받으니 초상집에 가지 말라는 경우가 있다. 원래 사람이 죽은 집에는 젯밥을 노리고 온갖 잡귀잡신들이 몰려드는 것이니 이 중에 문상 온 자에 붙어 해를 끼칠까 그러는 것이다.

상문귀가 붙은 사람은 양기가 떨어져 별 이유 없이 앓게 되는데 또 다른 증상으로 심약한 몸과 정신으로 스스로 사고를 자초해 죽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상문귀를 떨어뜨리기 위해 문상 갔다 온 사람이 집안에 발을 들이기 전에 소금을 뿌려 귀신을 쫓는 간단한 퇴마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참고로, 사람에 붙어 병을 앓게 하는 귀신을 좀 더 넓게 '처퀴'나 '청계'라는 말로 부르기도 하는데 상문귀가 객귀와 더불어 대표적인 경우이다.

 

+무덤귀(骸骨鬼) / 골출귀

무덤에서 발생하는 귀신.

사람들의 목격된 바, 물리적인 형체가 존재하고 뚜렷하다는 게 특징, 즉 무덤귀는 좁은 의미로 시체를 매개로한 귀신으로서, 저절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주술사의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서구의 좀비(zombi)와는 그 발생이유가 다르다.

무덤귀는 썩고 망가진 시신으로 인해 사람에게 주는 시각적인 공포는 극대이다. (썩어 뼈가 드러난다 하여 '골출귀'라고도 한다). 무덤귀는 물리적인 힘을 강제하거나 사람의 몸에 빙의하는 적극적인 해코지가 아니라 그 처참한 몰골만으로 사람들을 심장마비로 죽게 하는 게 특징. 따라서 폐해가 무척 크다고도 할 수 있다.

 

죽은 뒤에도 사람의 머리칼과 손톱이 계속 자라는 현상이 있다. 관속을 열어보았는데 시신이 이런 상태가 된다면 무덤귀라고 일단 의심해 본다. 무덤귀의 출현은 자신의 한을 풀어줄 이를 찾기 위한 소극적인 동기이지 인간을 적극적으로 해코지 하기 위함이라고라는 볼 수 없다. 무덤귀는 이렇듯 소극적 원귀의 일종으로서, 후손들이 보살핌을 등한시하여 무덤이 손상되었거나, / 관에 물이 찬다거나 하는 시신손상의 이유 / 드물게는 비석 등이나 묘지석이나 주변 나무 등이 심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며, / 홍수나 기타 자연재해의 이유로 무덤이 심하게 망가져서 시체가 노출되거나 훼손된 상태에서 발생할 경우가 크다.

무덤귀는 퇴치가 아니라 그 원혼을 달래서 극락왕생시켜야 하는데, 무덤이 좋지 못한 땅이라 그렇다면 관을 이사하여 좋은 땅에 묻거나 화장시키고, 시신이 훼손되었다면, 제대로 수습하여 역시 좋은 땅에 묻거나 화장하여 그 원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치른다.

 

+허깨비 / 곡두 · 곡도

허수아비의 강원도 방언이다. 곡두, 곡도는 허깨비와 같은 말이다.

기(氣)가 허하여 착각이 일어나 없는데 있는 것처럼, 또는 다른 것처럼 보이는 물체로 인식한다.

허깨비에 홀려도 자신이 귀신에 홀렸는지 조차 인지를 못하며, 착시현상으로 보는게 일반적이다.

 

+두억시니 · 두옥시니(斗玉神-) · 두옥신(斗玉神) / 야차(夜叉)

두억시니는 모질고 사나운 귀신이다.

불교의 팔부신중의 하나이나 민간에서는 도깨비나 귀신의 일종으로 보고 그 특징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두억시니는 그 덩치가 산만하며 외모가 험악하기 그지없다. 머리카락은 불이 붙은 듯하고 눈이 온통 충혈되어 있고 날카로운 손톱을 길게 기르고 있다. 성격도 포악하기 그지없다. 요술을 쓰기보다는 몽둥이나 주먹 따위로 화끈하게 때려죽이는 걸 즐긴다. 두옥신(斗玉神)은 두억시니를 억지로 한자(漢字)로 바꾼 이름이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두억시니를 야차(夜叉)로 부르기도 한다. "두억시니"의 "억시니"는 "억센 이, 억센 놈"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推定)된다. 제일 앞에 나오는 "두"의 뜻은, 아마도 "둘(二)"의 의미(意味)로 추정된다. 즉 "두 배로 억센 놈"이라는 뜻이다.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Hermes Trismegistus)가 연상(聯想)된다. "세 배나 강한 헤르메스"라는 뜻이다. 야차(夜叉)는 억세고 모진 귀신(鬼神)이지만 불교(佛敎)에서는 불법(佛法)을 지키는 여덟 신장(神將) 중의 하나다.

야차(夜叉)가 반드시 나쁜 귀신(鬼神)인 것만은 아니다.

 

 

+달걀귀신

이목구비가 없이 얼굴형과 머리카락만 덩그러니 있는 얼굴. 달걀귀신의 얼굴을 본 사람은 반드시 죽는 것이 특징. 흔히 처녀귀신이라고 알고 있는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제사 지내 줄 자식이나 친인척이 없는데 한을 품은 원귀, 즉 무자귀(無子鬼)의 일종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달걀귀신에 대해서는 옛 문헌이나 귀신을 주제로 다룬 논문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너구리가 얼굴 없는 여자귀신인 '무지나'로 변한다는 일본 설화가 유명하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구전되어 전래된 것일 수도 있다.

 

+도깨비 · 돗가비 · 도채비 · 독각귀(獨脚鬼)

한국 전래 신격(神格)의 하나

옛날에는 '독갑이' 또는 '귓것'으로도 불렸으며 한자로는 독각귀(獨脚鬼) 등으로 표현되었다.

독가비의 가비는 갑과 동의음이고 갑과 귀가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고어로 '독가비'라는 말은 1458년 〈월인석보 月印釋譜〉의 '돗가비니'에서 온 말이다. 한자의 귀(鬼)를 도깨비로 알지만 도깨비와 귀신은 다르다. 귀신으로 취급하는 것은 주로 일본의 도깨비들이다.

 

도깨비는 나타나는 장소나 사는 곳에 따라 산도깨비·물도깨비·바다도깨비·수풀도깨비 등으로 분류한다.

환시·환각·환청과 같이 경험자의 심리적인 태도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방법도 있는데 소리로 들리는 것은 환청(幻聽), 형체로 나타나는 것은 환시(幻視), 또는 환각(幻覺)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불완전하다.

 

불도깨비와 같이 이동이 심한 것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격이 음흉하기에 동굴이나 오래된 폐가, 옛 성, 큰 고목 등에 살고 밤에 나와 활동한다고 한다. 어느 도깨비나 모두 초인적인 힘을 지니고 있어서 도깨비 방망이로 돈과 보물을 내놓기도 하고 황소를 지붕에 올리기도 한다. 2중적인 성격을 지니며, 심술궂기도 괴팍하기도 하여 사람이 하는 일을 해코지하거나 혼내주기도 한다. 그런데도 괴이한 신통력으로 못된 놈은 골탕먹이고 착한 사람은 도와주는 친근성도 보여준다.

 

이는 여느 귀신의 역할과는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또한 인간 앞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눈에 보이는 도깨비는 인간의 모습과 불덩어리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날지라도 그 정체가 빗자루·절굿공이·도리깨 등으로 나타난다. 도깨비불은 혼불로도 불리는데, 이런 불은 민간신앙 중에서도 속신성이 강하다.

도깨비불이 동쪽으로 가면 풍년이 들고 서쪽으로 가면 흉년이 든다는 믿음이 정월 보름날 유풍으로 전해진다.

 

속설에 도깨비불은 사람이 죽으면 뼈에서 인이 나와 밤하늘에 떠도는 빛이라고도 한다. 씨름을 걸어오는 도깨비도 대개 분위기와 환경이 전형적이다. 도깨비는 "돗가비"라는 형태(形態)로 석보상절(釋譜詳節)에 처음 나온다.

 

神靈께 플며

돗가비 請하야

福을 비러 목숨 길오져 하다가

乃終내 得디 몯하나니

<석보상절 9:36>

 

석보상절(釋譜詳節)에는 도깨비가 (福)과 목숨을 비는 신령(神靈)으로 나온다.

어촌(漁村)에서 도깨비는 풍어신(豊魚神)으로 숭앙(崇仰)받고 있다. 이처럼 도깨비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듯이 잡귀(雜鬼) 모습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령(神靈)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

독각비(獨脚-)는 모든 것을 한자어(漢字語)로 바꾸기 좋아하는 우리 조상님들이 붙인 이름이다.

즉. 다리가 하나인 잡귀(雜鬼)라는 뜻. 여기서 유래(由來)한 것이 독각비가 사람을 만나면 씨름을 하자고 시비(是非)를 건다는 이야기다.

독각비는 다리가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가짜 다리를 걸고 넘어뜨리면 쉽게 독각비에게 이길 수 있지만 진짜 다리 쪽을 걸면 밤새도록 독각비와 씨름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지역(地域)에 따라 (도채비, 도체비, 도치기, 돗가비, 도까비, 토재비, 토째비, 톡깨비, 홀개비, 홀깨비, 도깨기, 도째비, 터깨비 등), 무수히 많다.

 

+도깨비들 ─ 김서방 / 허주(虛主) / 이매망량 / 영감

도깨비는 삼국시대 이래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록으로도 무수히 있어왔지만 시대적으로도 그 형태가 일정하지 않다.

도깨비 방망이로 유명한 '방이 설화'에서 나타난 도깨비는 중국《포박자》에서 소개된 아기처럼 생긴 산정 도깨비 '소'와 닮아있으며 조선의 민간에서는 감투를 썼던 것으로도 묘사된다.

 

또한 도깨비의 뿌리를 고대 동이의 군신(軍神) 치우천왕(蚩尤天王)에게 두고 있다는 등, 뿔이 한 개니 두 개니 아예 없다는 등 관련된 가설들도 무성하다. 도깨비는 바위나 고목 등에서 생기는 비단 자연발생적인 것과, 부지깽이·호미·괭이·도리깨·빗자루 등 사람의 손에 닿았던 농기구에서 생기는 것으로 나뉜다.

우리 나라에서는 후자의 것이 많다. 사람의 손을 오래 탔으나, 결국 버려진 인간의 도구들은 처녀들의 생리혈이 묻으면 도깨비가 된다. 사람들처럼 지역색을 띠어 모습과 습성이 조금씩 틀리긴 하나 자주 출현하는 도깨비는 그 생김이 인간과 유사하고 인상이 험악하며 더벅머리인데다가 수염과 털이 많고 힘이 장사이고 이해관계를 잘 못 따지고 셈하는 능력이 낮으며 두 다리 중 하나는 허깨비 다리라 한다.

 

곡주(穀酒)와 수수팥떡을 좋아하며 해코지만 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에게 복을 내린다.

특히 미녀를 좋아하는 탓에 몰래 납치하여 동거에 들어가기도 한다. 가랑비가 내리는 칙칙한 날이나 해 저물 무렵이 되면 도깨비불의 형태로 돌아다니다가 폐가나 깊은 산 속 등 그들만의 아지트에 모여 노래와 춤을 즐기는데, 그 가무란 것이 실은 포악질에 엉거주춤이라 인간이 그 꼴을 본다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을 정도로 형편없다.

 

인간에게 장난치기 좋아하는 도깨비들은 자신의 터가 있어 여기서 진을 치며 기다렸다가 상대하기 만만한 사람이 지나갈 것 같으면 항상 시비를 건다. 시비가 놀이라면 대개 씨름으로 한판 붙잡고 하는데 사람들은 홀려서 그런지 거부할 수 없고 대개 응하게 된다. 붙잡고 끙끙대다 보면 웬일인지 하룻밤을 꼬박 새게 되어 결국 지쳐 기절한다.

 

이런 도깨비 씨름에서 이기는 방법은 진짜 다리를 건다는 것인데 한쪽 다리가 실은 허깨비 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닥치면 정신이 맑고 지혜로운 사람만이 이것을 아는 지라 대부분 꼼짝없이 당한다. 또한 도깨비는 초인적인 괴력과 신통력을 지니고 있는데, 정작 벌려놓은 짓거리를 보면 별 이유 없고 산만하기 그지없다.

이것은 그들의 천성이 순박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깨비는 일단 뭔 짓을 꾸미면 지지부진하게 끌거나 오래 생각지 않고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을 저지른다. 소를 처마에 올려놓거나 논밭에 개똥을 잔뜩 쏟아 붓는 게 그들의 낙이다.

 

이처럼 사람들을 놀라는 걸 좋아하는 것은 아이들이 심한 장난을 쳐서 어른들의 관심을 끌려는 심보와 같다.

장난치기 좋아하는 도깨비는 인간이 버렸던 물건들에서 기인하는 것들이라 인간의 곁에 은근히 머물고 싶어하는 본성이 있다. 도깨비는 중국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다. 중국인 일본인들이 우리와 그 생김이 별반 다르지 않지만 민족문화와 풍토에서 비롯된 천성에 차이가 있을 진데 도깨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외형적으로 우리의 도깨비를 규정짓기보다는 우리네에 친숙한 도깨비 특유의 천성으로 구분함이 바람직하다.

 

+달걀 도깨비

도깨비과 정령

달걀 도깨비는 사람이 죽어서 된 원귀(寃鬼)인 달걀귀신과는 다르다. 달걀 도깨비는 몸 천체가 달걀처럼 생겼다. 별다른 해악도 끼치지 않는다. 그냥 생겨먹은 대로 데굴데굴 굴러다닐 뿐이다.

달걀 도깨비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인간이 죽어서 된 귀신은 사람의 그릇되고 복잡한 욕망을 간직하고 있지만 자연물이나 도구에서 절로 생겨서 난 정령들은 사람이나 원귀처럼 복잡한 행동방식을 지니지 않는다.

달걀 도깨비는 썩어 방치된 달걀에서 생긴 정령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야광귀(夜光鬼)

도깨비과 정령

야광귀는 주로 연초에 빛나는 도깨비불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민가에서 몰래 신발을 훔쳐 신고 간다.

야광귀에게 신발을 도둑맞으면 일년동안 재수가 없다. 야광귀는 날아다니는데 왜 굳이 신발을 신을까? 야광귀는 도깨비의 일종이다. 도깨비는 인간을 놀래키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연초에 이런 짓을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체를 걸어두면 야광귀가 그 체 구멍을 세느라 신발도 못 훔쳐가고 날이 새버린다는 것은 셈이 약한 도깨비의 특성을 말해주고 있다.

 

+차일 도깨비(遮日·망량) · 멍석 도깨비 / 홑이불

도깨비과 정령으로서 사람을 덮어씌워 놀래키는 습성이 있다.

차일은 천막처럼 햇살을 가리기 위한 천을 말하는데 차일 도깨비라는 이름도 이처럼 넓은 천의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차일 도깨비는 마치 바람을 타듯 펄럭거리며 날아다니다가 사람의 머리를 뒤집어씌우는 장난을 친다.

홑이불 도깨비도 차일 도깨비와 같은 부류이다. 멍석 도깨비는 갑자기 사람을 둘둘 말아버린다. 이들의 공통점은 굳이 인간의 형상으로 변하지 않고 자신이 태어난 차일이나 홑이불이나 멍석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들을 잘만 사귄다면 차일이나 홑이불 혹은 멍석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목두기

앞에서 나온 도깨비, 귀신(鬼神), 신령(神靈)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정체불명 (正體不明)의 귀신이 목두기다.

출처 : *고자질하는 심장*
글쓴이 : 노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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